탈북자들의 수기

    등록일 : 2012-02-02 오전 9:52:27  조회수 : 2195
  27 . 잃어버렸던 기억(박하나)
  등록자 : 관리자        파일 :

두리하나 가족 여러분들... 주님 안에서 평안하신지요?
함께 나누고 싶은 간증이 있어서 오랜만에 글을 올립니다.
그동안 잊고 살았던, 아니 어쩌면 잊으려고만 하였던 지난날이었는지 모릅니다. 아직도 마음이 허락지 않아, 간증이라 하면 마음이 아파오고, 울컥 눈물이 나오고 하여 될 수 있는 한 그런 자리를 피하고 싶을 때도 있습니다. 이젠 하나님 안에서 행복하게 웃으면서 살 수 있는데, 또 주님 앞에 하나도 숨김없이 다 고백할 수 있는데, 남들의 시선을 두려워하는 저의 모습이 실망스럽기도 합니다. 언젠가는 저의 그러한 두려움도 없어지겠지요.

제가 힘들 때 정말 죽고 싶을 때 하나님이 어떻게 저에게 구원의 손길을 보내주셨는지? 또 어떻게 내가 그 험악한 “노동 단련대”에서 탈출할 수 있었는지를 나누고자 합니다.

제가 이렇게 갑자기 지난 일을 떠올리게 된 배경은 어제 주일예배 말씀 “행12:7~12” 을  통해 저에게 하나님이 북한감옥에서 제가 탈출하던 모습과, 두리하나에서 월요기도모임을 하는 우리 가족님들을 동시에 보여주셨기 때문입니다. 목사님이 말씀하시는 그 베드로가 바로 저였고, 기도하는 성도님들이 바로 두리하나 월요기도모임 이었습니다.
너무나 섬뜩할 정도로 제가 그동안 깨닫지 못했던 부분, 또 잊고만 있었던 월요기도모임의 기도의 힘이 정말 놀라웠고, 또한 믿기지 않아 2004년 달력을 찾아보기까지 하였답니다.

저는 2004년 10월4일(월) 아침 중국공안들에게 잡혔습니다. 그날 밤 너무 두렵고, 다시 북한에는 죽어도 가기 싫었기 때문에 죽을 결심을 하고 그 다음날 밤 동맥을 끊었지만 몇 분 만에 사람이 들어와 실패를 하였습니다. 하나님이 제가 한국으로 가기 전에 고향방문을 하라는 것이라고 믿으면서 평온한 마음으로 북한에 잡혀 갔습니다.

저는 한 달반 정도 “회령보위부->회령농근대-> 청진도집결소->00보위부”를 거쳐 “00노동단련대”에 도착하였습니다. 그 곳에서의 가혹한 훈련과 노동 그리고 고통은 말로 다 할 수 없습니다. 사방이 3미터 정도의 콘크리트 담벼락으로 막혀 있고, 정문은 튼튼한 철문이 닫혀 있어서 그곳에서 도망이란 있을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간혹 밖으로 도시건설 집짓는 일에 동원되어 나가서 도망치다가 잡힌 사람은 개죽음을 당하거나, 병신이 되어 돌아오곤 하였습니다. 한 번은 어떤 여자(중국에서 붙잡혀 왔음)가 도망 쳤다가 잡혀서 끌려왔는데 너무 얻어 맞아서 뇌진탕에 걸렸습니다. 그런 험악한 곳에서 제가 매일 견딜 수 있었던 것은 하나님이 언제나 나와 함께 하심을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아침에 일어나서는 하루를 지켜주시기를 기도드렸고, 저녁에는 하루를 지켜주심에 감사를 드렸습니다.
북한의 12월은 매우 추웠습니다. 힘들고, 배고픈 것은 참을 수 있었지만 추위는 얼마나 견디기 힘든지 추위에 떨면서 속으로 찬양을 부르며 추위를 견딜 수 있게 해달라고, 화장실에 가서는 밖으로 나가고 싶다고, 화장실 벽이 무너져서 빨리 이곳에서 저를 데려가 달라고, 얼마나 눈물로 하나님께 기도를 드렸던지 제 인생에 기도를 제일 많이 했던 시기가 아마 그 단련대에서 일 것입니다.
힘들면 힘들어서, 추우면 추워서, 배고프면 배고파서... 기도를 드리면서 중국에서는 왜 하나님께 소리 높여 찬양할 수 있음을 감사하지 못했을까? 후회의 눈물을 흘리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말씀 속에만 있는 줄 알았던 그 기적이 저에게도 찾아왔습니다.
북한에서 11~12월은 위생월간이므로 단련대에는 몇 명의 여자들만 남아서 내부청소와 도배, 라카 페인트칠을 합니다. 며칠 전부터 저도 그들 속에 남아서 그런 작업을 하였습니다.
2004년 12월20일(월), 저녁 작업을 마치고 자리에 누워 깜빡 잠이 들었는데 옆에서 함께 자던 동생이 내 귀에 속삭였습니다. 처음에는 꿈인가 싶어 그냥 자는데 동생이 다시 나를 살랑살랑 흔들면서, “언니 도망가자”하는 것이었어요. 깜짝 놀라 벌떡 일어나 그 동생을 쳐다 보니 그 동생은 함께 나가자고 하면서 저보고 자신의 뒤를 따라 오라는 것이었습니다.
철문을 지켜야 할 경비원들은 보이지 않고, 창문으로 방을 들여다보니 지도원들은 술을 마시면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습니다. 창문에 비쳐진 불빛은 환히 철문을 비추고 있었지만, 그녀는 아랑곳하지 않고, 저를 이끌고 정문을 통해 밖으로 도망쳐 나왔습니다.
아직도 그 순간을 생각하면 섬뜩 합니다. 그 때 잡혔더라면 저는 죽은 목숨이나 마찬가지였거든요. 아직 그곳에서 도망을 쳐 성공한 사람은 없었다고 합니다.

2004년 12월27일 역시 월요일, 이날은 북한의 헌법절이었습니다. 더우기 음력으로 16일이라 보름달이 환히 밝아 밤 9시라고 해도 대낮처럼 밝았습니다. 이날 제가 다시 3차 탈북을 하였습니다. 개미 한 마리 얼씬하지 않았고, 오가는 사람들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밝은 보름달은 저의 갈 길을 비쳐주기라도 하듯 두만강 얼음길을 환히 비쳐주었습니다. 무사히 중국에 도착하였고, 지금은 이렇게 그 때를 간증하고 있는 사람 중 한 명이 되었습니다.

놀라운 것은 제가 그동안 탈출한 날이 모두 월요일이었다는 것이 얼마나 큰 충격인지 모릅니다. 그 때는 월요기도모임이 있는 것도 또 나를 위해 기도해주시는 분들이 있다는 것도 몰랐습니다. 다만 저의 기도로 그것이 응답 되었다고만 믿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오늘 제가 탈출에 성공하여 건짐을 받은 날 바로 이 두리하나 월요기도모임에서 뜨겁게 나를 위해 기도하고 있었다는 것을 오늘에야 진심으로 깨닫게 되었습니다. 왜 하필이면 월요일일까... 이번에 달력을 다시 살펴 보고서야 깨닫게 되었습니다.

월요기도모임에서 울 가족님들의 기도를 들으시고, 사람을 통하여 저를 그 곳에서 지금 이  곳으로 인도하여 주셨음을 고백합니다. 또 그동안 어찌 보면 형식으로 기도를 드렸던 제 자신이 얼마나 부끄럽고, 얼마나 미련했는지를 돌아보는 시간을 주심에 감사를 드립니다. 다시 한 번 이 월요기도모임의 기도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닫게 해주심에도 감사를 드립니다. 이 기도 모임을 통해 많은 기적이 일어났음에도 그것을 잊고 살아왔던 저 자신을 발견하고, 회개를 하였답니다.

성경말씀을 통해 성도들의 기도를 들으시고, 천사를 보내시어 베드로를 감옥에서 건져주신 하나님, 다만 먼 옛이야기로 느껴졌던 그 하나님이 지금 저에게도 함께 하심을 고백합니다.
기도 부탁드립니다. 지금 저의 이 감사하는 마음이, 변하지 않도록 울 가족님들 저를 응원해 주시고 기도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주님 안에서 늘 평안하시고, 두리하나 가족님들 사랑합니다.~^^*

                                                                                                   - 박하나(2006년 입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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