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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일 : 2018-07-02 오후 1:37:17  조회수 : 502
  2588 . ‘와글와글 합창단’의 비밀 이야기
  등록자 : durihana        파일 :

와글와글 합창단-사랑의교회 2~3부 예배 특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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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글와글 합창단’의 비밀

와글와글 합창단 아이들에겐 공통점이 많다. 무엇보다 합창 연습에 매진하지 않는다는 점, 공부보다 연애에 관심이 많다는 점, 장래희망이 연예인이라는 점, 그리고 마지막 공통점은 고향이 북한이라는 점이다.

그렇다. ‘두리하나 국제학교’에 모인 80명의 학생들은 북한에서 태어난 꽃제비이거나, 탈북한 부모와 함께 중국과 태국을 거치는 1만km의 탈출 길을 견뎌온 아이들이다. 혹은 중국 농촌으로 팔려간 엄마가 낳은 아이라는 점이다. 모두 먹고 살기 힘들어 벌어진 일들이다.

두리하나 천기원목사는 “이른바 꽃제비로 이뤄진 학교이자 합창단이 바로 우리의 모습입니다. 대한민국에 정착한 탈북자의 수가 벌써 3만 명에 이릅니다. 하지만 우리 국민들은 꽃제비의 삶이 얼마나 비참한지, 북한 여성들이 왜 중국으로 팔려 가는지, 그 곳에서 태어난 아이들이 얼마나 희망 없이 살아가는지 전혀 알지 못합니다. 아니, 관심조차 없습니다.”

특히 중국에서 태어난 탈북 2세들은 국적을 가질 수 없어 최근 새로운 국제 문제가 되고 있다. 교육과 의료 혜택을 받을 수 없는 아이들은 부모의 권유에 따라 산을 넘거나, 바다를 헤치고 자유를 찾아왔다.

장래희망이 가수라는 열 살 학생의 말이다. “엄마가 집을 나간 뒤 아버지는 탈북하려고 기차를 타고 국경으로 가던 중에 죽었어요. 큰어머니가 돌봐주다가 힘드니까 고아원에 맡겼죠. 어느 날 외삼촌이 찾아왔어요. 언니가 한국으로 갔으니 중국을 거쳐 서울로 탈출하라는 것이었어요. 저는 지금도 기억해요. 산에 숨어 있다가 압록강으로 갔는데, 깜깜한 밤에 외삼촌이 저를 업고는 강을 건넜죠. 그러더니 중국이라고 하더군요. 다시 몇 날간 차를 타고 가서는 몇 시간 동안 산을 건너고 강을 건넜어요. 태국에 도착했다고 하더라구요. 그리고 한국에 와서 언니를 만났어요.”

취재진은 물었다. “공부를 열심히 해서 가수 보다는 다른 직업을 가지는 건 어떨까?” 아이는 희미하게 웃더니 대답했다. “제가 유명해지면, 그래서 텔레비전에 자주 나오게 되면 우리 엄마가 저를 알아보고 찾아오지 않겠어요? 그래서 저는 무조건 가수가 되어야 해요. 지금 합창단 연습도 열심히 해야 하구요.”

만약 엄마를 만나면 어떻게 해주고 싶냐고 묻자 아이는 한참 동안 망설였다. “엄마…, 엄마라…. 그냥 무조건 엄마라고 부르고 싶어요.” 이것이 부모 없이 한국 생활을 시작하는 아이의 소망이다.

학교 앞 길 건너 공원에는 커다란 분수 두 개가 있다. 아이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 물을 향해 내달렸다. 분수에서 쏟아지는 물벼락을 맞으면서 학생들은 행복해 보였다. 차가운 물방울은 뜨거운 햇살을 찬란하게 부서뜨린 뒤 건강한 아이들의 구릿빛 몸 위로 떨어졌다.

이들을 따라 나온 음악 선생님, 김나래는 자원봉사자다. 그녀는 팔짱을 낀 채 아이들을 쳐다보다가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아이들이 자유롭게 뛰어 노는 모습이 보기 좋네요.” 수업 시간을 박차고 나온 학생들을 보면서 ‘자유’를 말하는 선생님이라니. 취재진은 궁금증을 이기지 못하고 물었다. “수업이 너무 헐겁게 진행되는 건 아닐까요?” 그녀는 대답했다. “태어난 이후 줄곧 속박된 상태로 자라난 아이들인 걸요. 이제부터라도 실컷 자유를 느끼면서 지내는 게 좋지 않을까요? 합창 연습은 언제든 하면 되니까요. 어려움을 많이 겪은 아이들이라 마음만 먹으면 금세 실력이 자랄 겁니다.”

소년, 소녀들의 물놀이는 어언간해서 끝나지 않았다. 한 시간 반 가까이 흐르자 점심시간이다. 아이들은 누가 부르지도 않았는데, 분수를 빠져 나와 학교 식당으로 향했다. 점심 메뉴는 피자와 치킨이다. 자원봉사자들이 마련한 것이라고 했다. 피자 열 여섯 판과 치킨 열네 마리. 엄청난 양이었다. 아이들은 숨도 쉬지 않고 먹었다.

보통 식성이 아니라고 놀라자, 교장인 천기원 목사는 말했다. “여간 잘 먹는 게 아닙니다. 우리 학교는 수업료도, 기숙사 비용도, 식대도 받지 않습니다. 여러 자원봉사자들이 교사로 나서주셔서 다행이지만 점심, 저녁으로 아이들을 먹이는 일은 보통 힘든 게 아니죠.” 그의 말을 증명이라도 하듯, 아이들은 피자와 치킨을 하나도 남김없이 뚝딱 먹어 치웠다.

점심식사 직후엔 국어 시간이다. 아이들은 저학년과 고학년, 두 개의 반으로 흩어졌다. 한국어보다 중국어가 능숙한 학생들. 국어를 가르치는 선생님은 한국어와 중국어를 번갈아 사용하면서 한글을 가르쳤다. 국어 시간은 음악 시간보다 엄했다. 숙제를 못한 아이들은 선생님 지시에 따라 교실 뒤에 가서 손을 들고 서 있었다. 하지만 심하게 떠들거나 숙제를 밀리더라도 체벌만큼은 않았다. 그것이 학교의 방침이다.

천기원 목사는 말했다. “사랑보다도 체벌에 익숙한 아이들이 많습니다. 우리 학생들의 특징이죠. 그런 까닭에 절대 ‘매’를 들지 않습니다. 한때는 천덕꾸러기로 살아온 아이였지만, 학교에 있는 동안 얼마나 사랑 받는 존재인지 절절이 느끼게 해주려고 합니다.”

‘두리하나’에서 생활하는 80명의 아이들에겐 이에 못지 않은 서로 다른 팔십 개의 놀라운 이야기들이 숨겨져 있다. 모두 어린 나이에 중국과 북한의 국경을 넘은 뒤 다시 중국과 라오스의 국경을 밀입국해서 자유를 찾은 사연이다. 자원봉사자인 선생님들이 소년, 소녀들의 자유로운 모습에 감동하고 어떠한 잘못에도 체벌하지 않는 까닭은 바로 여기 있었다.

‘와글와글 합창단’은 자아를 깨뜨리는데 분명한 목적이 있다. 북한에서 공동체라는 개념이 없어 서로 자기주장만 하던 청소년들이 그리스도의 사랑 안에서 상대방과 조화를 이루고 하나가 되기 위해선 자신을 희생해야 한다”며, “그 결과로 빚어낸 합창단의 아름다운 하모니는 그들의 아픈 상처도 치유할 뿐만 아니라, 인성도 회복하게 하는 발판을 마련했다고 천목사는 전했다.

연습 시간마다 왁자지껄 천진난만한 청소년들의 모습을 보며 부르게 된 ‘와글와글 합창단’의 실력은 아직 미완성이다. 하지만 완성된 실력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전국교회에서 공연을 펼치며 눈물을 뿌려댔다.

천기원목사는 주먹을 굳게 쥐며 말을 이었다. “지켜봐 주셔요. 우리 아이들은 반드시 훌륭하게 자라서 통일의 밑거름이 될 겁니다. 어린 시절에 고통을 많이 겪은 사람일수록 큰 나무가 될 수 있다고 저는 믿습니다.”

출처: 조선일보 프리미엄 크로스미디어 1탄 ‘꿈꾸는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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