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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일 : 2018-05-05 오후 4:37:02  조회수 : 545
  2569 . "남북 어린이 함께 공부하고 뛰놀면 한민족이라는 사실 금방 알게 될 것"
  등록자 : 소년조선일보        파일 :

[2018 남북 어린이 정상회담]
"남북 어린이 함께 공부하고 뛰놀면 한민족이라는 사실 금방 알게 될 것"

소년조선 명예기자·탈북 초등생… 한자리 모여 '남북' 주제로 대담

'2018 남북 정상회담'이 지난달 27일 판문점에서 개최됐다. 남북은 '비핵화(핵무기가 없어짐)' 합의를 이뤘고, 한발 더 나아가 올해 안에 '종전(전쟁을 끝냄)'을 선언하기로 뜻을 모아 전 세계를 놀라게 했다. 분단 이후 65년간 지속한 대립 체제를 끝내고 평화의 시대를 열 절호의 기회가 찾아온 것이다.

소년조선일보는 남북 정상회담 개최를 기념해 지난 1일 '2018 남북 어린이 정상회담'을 마련했다. 본지 명예기자와 탈북 초등생이 한자리에 만나 '남과 북'을 주제로 대담하는 자리다. 탈북 청소년을 위한 대안학교인 서울 두리하나국제학교에서 열린 이날 회담에서는 이명현(서울 언북초 6)·류찬영(서울 명덕초 6)·김연우(서울 중대부초 5)·서소영(서울 숭의초 4)·김희엘(서울 신구초 3) 학생이 남측을, 두리하나국제학교의 정혜은(5학년), 김영선·박성민·조원명(이상 4학년), 이미나(3학년) 학생이 북측을 대표해 이야기꽃을 피웠다.

▲ 지난 1일 열린 ‘2018 남북 어린이 정상회담’ 모습. 한반도기를 중심으로 왼쪽에 남측 대표들이, 오른쪽에 북측 대표들이 자리했다. / 장은주 객원기자

◇남북 학생들 "정상들 손잡았을 때 가장 뭉클"

"회담이 11년 만에 열렸다고 들었어요. 제가 올해 11살이거든요. 남과 북이 얼마나 오랫동안 등 돌리고 살았는지 실감이 나더라고요. 남북 정상이 함께 선 모습을 볼 수 있어서 행복했어요." (북측 박성민 군)

이날 남북 어린이 정상회담은 지난달 개최된 남북 정상회담에 대한 각자의 소감을 밝히는 것으로 시작됐다. 남북 어린이 대표들은 "서로에게 미소 짓는 남북 정상의 모습이 보기 좋았다"고 했다. 남측 류찬영 군이 "정전과 종전은 한 글자 차이인데, 이렇게 느낌이 다를 수 있다는 게 신기하다"고 말하자 모두가 고개를 끄덕였다.

남북 어린이 대표들은 남북 정상회담의 가장 인상적인 장면으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판문점에서 처음 악수한 순간을 꼽았다. 북측 이미나 양이 "통일에 대해 별로 생각해 본 적이 없었는데, 손을 꽉 잡은 두 사람을 보니 내일이라도 통일이 될 것처럼 가슴이 뛰었다"고 하자 여기저기서 "인정!" "저도요!" 등의 말이 튀어나왔다.

남측 김연우 양은 "남북이 시간부터 통일하기로 결정한 것도 뜻깊었다"고 했다. "판문점 평화의집에 시계가 2개 걸려 있었잖아요. 서로 다르게 돌아가는…. 김정은 위원장이 평양 표준시를 서울과 맞추겠다고 한 게 남북이 조금씩 하나가 돼 간다는 상징처럼 느껴졌어요."

◇서로 묻고 답하며 진심을 확인하다

이날 회담에 참석한 북측 대표들은 북한에 살다가 한국으로 건너온 탈북 1세대와 한국에 정착한 북한 출신 부모 밑에서 태어난 탈북 2세대로 구성됐다. 한국에 살게 된 사연도 제각각이다.

"저는 일곱 살 때 아빠, 형과 한국에 왔어요. 북한과 한국은 분위기가 많이 달라서 처음에는 적응하는 게 힘들었어요."

"전 한국에서 태어났어요. 엄마가 만삭인 상태로 한국에 오셔서 한국 온 지 하루 만에 저를 낳으셨죠."

북측 대표들은 "아직 북한에 남은 가족이 있어서 자세한 이야기는 하기가 어렵다"며 말끝을 흐렸다. 남측 대표들은 안타까운 듯 한숨과 탄식을 내뱉었다.

남측 서소영 양은 "북한 친구들이 어떻게 한국에 오게 됐는지 궁금했는데 막상 들으니 마음이 아프다"고 했다. "북한에 대해 화가 날 때도 있었어요. 북한 방송을 보면 한국을 나쁘게 말하고, 큰 소리로 욕도 하잖아요. 그런데 그게 북한의 전부는 아니라는 걸 오늘 깨닫게 됐어요. 북한 사람들과 북한 출신 친구들 모두에게 힘내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북측 조원명 군은 한국에 와서 겪은 차별에 대해 털어놨다. "놀이터에서 놀고 있는데 어떤 사람이 갑자기 밀치면서 '짜증 나게 북한 사람이 한국 사람을 건드려?'라고 말해서 너무 억울했어요. 북한에서 왔다고 나쁜 사람은 아니에요. 그걸 꼭 얘기해주고 싶었어요."

◇남과 북, 진정한 하나가 되려면

남북 어린이 대표들은 통일 이후 가상의 미래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눴다. 체제가 다른 남북이 어떻게 공존할 수 있을지, 반세기 넘게 떨어져 지낸 남과 북의 사람들을 하나로 묶을 방법은 무엇인지, 통일에 따른 세금 인상에 대해서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등을 두고 진지하게 토론했다.

남측 이명현 군은 "통일 자체는 머지않은 미래에 이뤄질 것으로 본다"면서도 "영토를 공유하는 것을 넘어서 생각을 공유할 수 있어야 진정한 '한민족'으로 부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북측 정혜은 양은 "남한과 북한의 학생들이 같은 학교에 다니면서 함께 놀고 공부하다 보면 '다른 것'보다 '같은 것'이 많다는 것을 금방 알게 될 것"이라면서 "원래 한민족이었던 만큼 언제 싸웠느냐는 듯 잘 지낼 것 같다"고 말했다.

'통일이 됐을 때 지금보다 세금을 2배 이상 내야 한다면 어떻게 하겠느냐'는 질문에 남북 대표 모두 "기꺼이 내겠다"고 답했다. "세금 때문에 통일을 고민하는 건 너무 슬픈 일인 것 같아요. 일을 2배로 해서라도 내고 싶어요. 돈이 좀 없어도 그게 더 행복할 것 같아요." 남측 류찬영 군이 말을 마치자 남북 대표들이 힘찬 박수를 보냈다. 아이들은 어느새 하나가 돼 있었다.

2018.05.03 09:41 장지훈 기자 jangpro@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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