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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일 : 2018-01-08 오전 7:25:31  조회수 : 679
  2533 . “분노·증오 이기게 한 예수는 나의 힘”
  등록자 : 국민일보        파일 :

[미션&피플] 탈북자 남편에게 버림받은 후 사업가로 성공한 조미선씨

“분노·증오 이기게 한 예수는 나의 힘”

중국계 한국인 조미선(49·중국명 자오리휘)씨는 눈을 감고 감회에 젖었다. 그동안의 삶에 회한이 밀려오는 듯했다. 한국에 와서 ‘중국음식’ 사업가로 성공한 그를 6일 서울 광진구 자양동 양꼬치거리(중국음식문화거리) 가게에서 만났다. 

조씨가 서울 광진구 양꼬치거리에 있는 자신의 가게에서 중국인이 즐겨 먹는 아침메뉴 유탸오(油條)를 만들고 있는 모습.

“한국에 와서 막노동을 하며 정말 어렵게 살았어요. 노숙자 신세였죠. 교회에 도움을 요청했고 숙식을 해결해 주셨습니다. 예수님 믿고 새 힘을 얻었고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중국본토 한족 출신으로 아픈 추억이었다. 하지만 이제 그는 한국사회에서 ‘자랑스러운 중국인’으로 불린다. 중국음식 가게를 번창시키며 부러움의 대상이 됐다. 2013년 개업해 동대문가게까지 4개다. 빵, 국수 등을 생산하는 공장도 운영한다.
 

하지만 성공과 달리 그의 삶은 한편의 드라마를 연상케 한다.
 

그의 이야기는 199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중국 지린시의 그의 남동생 공장에 탈북자 3명이 나타났다. 이를 불쌍히 여겨 공장에서 일하게 해줬고 이 과정에서 그는 세 살 많은 탈북자 J씨를 알게 됐다.
 

J씨에게 중국어를 가르쳐주다 정이 든 그는 가족의 반대에도 불구, 돈을 써서 중국신분증을 만들어줬다. 혼인신고를 하고 동거를 시작했다.
 

“탈북한 J씨는 중국어를 몰라 한 조선족 집에서 일하며 겨우 밥술이나 뜨던 처지였어요. 그런 J씨가 제게 계속 구애를 하자 남동생은 중국공안에 신고해 북송시키겠다고 화를 냈지요. 하지만 저는 그런 남동생을 타일렀습니다. 탈북자들이 북송되면 어떻게 되는지 알고 있었거든요.”

하지만 단란함도 잠시. 2003년 한국행을 시도한 그와 J씨는 중국공안에 붙들렸다. 그는 중국인이라 한 달만에 석방됐다. 하지만 J씨는 북송됐다. J씨는 북한감옥에서 폐결핵에 걸렸고 전염이 우려돼 극적으로 풀려났다. 이 과정에서 그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그는 약은 물론 생활필수품과 돈까지 마련해 보내는 등 갖은 뒷바라지를 했다. 중국에서 인신매매를 당한 J씨의 누나와 남동생을 구한 것도 그였다.

건강을 회복하고 한국행 기회를 엿보고 있었던 J씨는 2005년 한국행에 성공했다. 이후 중국에 홀로 남은 그는 임신사실을 알게 됐다. 2006년 10월 J씨의 아들을 출산한 그는 2007년 8월 남편을 만나러 한국에 왔다.
 


▲ 조씨가 교인들과 함께 파이팅을 외치는 모습.

하지만 믿기지 않는 일이 일어났다. 한국국적을 취득한 남편 J씨가 그를 중국에 돌려보내고 아이를 고아원에 보내겠다고 엄포를 놓은 것이다. 대전역에서 그를 혼자 내버려두고 아이를 빼앗았고 이혼까지 요구했다. 언어가 통하지 않는다는 것이 이혼사유였다. 하지만 J씨는 그와 중국에서 살면서 유창한 중국어를 구사하는 터였다.

알고 보니 그가 한국입국 수속을 하는 동안 J씨는 한국에서 젊고 예쁜 탈북여성과 동거하고 있었다. 남편의 마음을 돌릴 수 없었다. 애원도 통하지 않았다. 결국 이혼소송을 했다. 관련 서류를 검토한 판사는 재판정에서 남편을 꾸짖고 이혼선고를 내렸다.

중국계 한국인 조미선씨가 7일 서울 영등포구 서울중국인교회에서 한국과 중국의 친선과 발전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

배신은 증오하는 마음을 품게 했다. 하루에도 몇 번이나 죽이고 싶었다. 살고 싶은 마음도 없었다. 하지만 죽고 싶어도 등에 업힌 아기 때문에 죽을 수 없었다. 서울중국인교회(최황규 목사)가 숙식을 제공하고 피난처가 됐다. 교인들이 그를 감싸주고 생활비도 보태줬다. 성경공부 중에 베드로전서 3장 9절 말씀이 가슴에 새겨졌다.

“악을 악으로, 욕을 욕으로 갚지 말고 도리어 복을 빌라 이를 위하여 너희가 부르심을 받았으니 이는 복을 이어받게 하려 하심이라”
 

이후 그는 달려졌다. 앉으나 서나 성경 말씀을 암송했다. 창문에 비치는 햇살 한 줄기도 감사했다. 그는 이제 어려움에 처한 탈북자들을 돕고 서울 청량리 ‘밥퍼’ 봉사활동에도 열심이다.

“하나님의 은혜로 여기까지 왔다고 믿습니다. 분노의 마음도 예수님이 녹여 주셨어요.”

앞으로 중국과 한국이 서로 협력해 위대한 태평양시대를 열어가길 원한다는 그는 자신처럼 힘들게 사는 중국인과 북한주민을 돕는 ‘구호사업가’가 되는 것이 꿈이다.


2018-01-08 00:00 글·사진=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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