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마당

    등록일 : 2017-07-07 오후 8:12:28  조회수 : 235
  2425 . [37살 대학생] 강정은의 김은경님 인터뷰
  등록자 : HAFS12人        파일 :

37살 대학생

지난가을 용인외고의 나눔 콘서트를 통해 기부한 후, 북한이탈주민들에게 학생으로서 도움을 주는 방법을 생각해봤습니다. 북한 이탈주민들의 생활과 어려움 등을 조사해 알리고, 그들을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좋을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두리하나 국제학교라는 북한 이탈주민들이 생활하는 학교에 가서 인터뷰하게 되었습니다. 북한 이탈 주민을 처음 만나는 것이어서 긴장되는 한편, 큰 기대에 부풀었습니다. 그들은 어떻게 생겼을지 말투는 어떻게 다를지 혹시나 질문하면 실례될 것이 있는지 하는 생각을 하며 머릿속으로 질문해야 할 것들을 정리해보았습니다.

가장 먼저 놀랐던 건 국제학교라고 하는 곳이 제가 생각했던 학교랑 많이 달랐다는 것입니다. 저는 제 또래 아이들이 다니는 곳과 같이 운동장이 있고 수십 개의 교실이 있는 학교를 생각했지만, 두리하나 국세학교는 이름만 학교지 몇 층으로 이루어진 건물이었습니다. 그동안 학교라고 하면 떠올리는 저의 생각이 한 순간에 무너지는 순간이었습니다. 입구 옆에 작은 간판이 없다면 단지 사무실 빌딩이었습니다. 제가 가지고 있던 편견들을 깨닫고 반성하게 되었고, 북한이탈주민들을 인터뷰할 때는 편견 없는 태도를 가져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호기심에 부푼 마음으로 인터뷰할 북한 이탈 주민 학생을 만나러 갔습니다. 제가 인터뷰를 할 분은 37살의 김은경님이었습니다. 처음 그분을 보았을 때 일반 한국인과 다를 게 없어서 조금 놀랐는데 밝게 맞이해 주셔서 좋은 분위기로 인터뷰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먼저 인터뷰에 대한 동의를 구하고, 인터뷰 후 실명이나 사진 공개와 녹음 여부에 대해 여쭈어 보았을 때, 조금 꺼리실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더 흔쾌히 허락해주셔서 감사한 마음으로 진행하였습니다.

은경님은 북한에서 중학교를 졸업하고, 2008년에 한국에 와서 두리하나 국제학교를 졸업하고 신학교에 입학하여, 현재 신학교에서 졸업반에 있어 한 학기만 다니면 된다고 하셨습니다. 신학교에 대해 궁금증이 생겨 여쭈어 보자 신학교는 기독교학교로 선교사나 목회자가 되기 위한 학교라고 하셨습니다. , 한국학교에 다니는 북한 이탈주민 중 대부분이 차별 때문에 본인의 출신을 많이 숨긴다고 하는데, 은경님은 본인의 출신을 숨긴 적이 없다고 하셨습니다. 다른 사람들과의 약간의 차이점을 숨기려고 하지 않고 부끄러워하지 않는 모습이 멋졌고, 한편으로는 어쩌면 이렇게 당당히 행동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분처럼 본인의 출신을 부끄러워하지 않고 숨기지 않는다면 오히려 차별하는 사람들도 줄어 들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주변 사람의 시선이 아니더라도, 북한 이탈 주민들이 한국학교에 적용하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닐 것입니다 은경님의 경우에도 학업이나 대인관계가 힘들다고 하셨습니다. 특히 신학교에서 필수적으로 배워야 하는 헬라어나 라틴어와 같은 외국어 과목을 기초 영어가 잘 되어있지 않은 상태에서 배워서 다른 과목보다 어렵다고 하셨습니다. 이를 통해 북한에서 영어 교육이 잘 이루어지지 않고 있고, 한국보다 영어 교육 시스템이 현저히 떨어진다는 것을 알 수 있게 되었습니다. 또 영어와 같이 조금 뒤떨어지는 과목을 더 학습하기 위해 학원이나 보충수업을 하신 적이 있는지 여쭈어 보았습니다. 그러자 영어를 배우지 않고 특별전형으로 대학에 입학한 것이고, 추가적인 학습은 거의 하지 못한다고 하셨습니다. 이를 듣고 북한에서 기초 영어를 더 잘 배웠다면 영어와 영어를 기반으로 한 외국어를 배우는데도 도움이 되고, 학습의 기회가 더 풍부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와 함께 늦은 나이에 한국에 와서 대학생활을 하다 보니 다른 학생들과 나이 차이가 크게 나서 친구를 사귀거나 원만한 대인관계를 유지하기가 힘들다고 하셨습니다. 하지만 이런 힘든 점에도 불구하고 한국 교육을 통해, 철학이나 심리 상담과 같은 북한에서는 접해 보지 못했던 분야를 배우고, 적성을 찾게 되어서 좋다고 하셨습니다. 북한을 이탈하여 한국에 새로 오게 된 후배 북한 이탈자가 있다면 어떤 조언을 하면 좋을지 여쭈어보자 가장 먼저 한국에 빨리 적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셨습니다. 나아가 그런 북한이탈자들을 위한 대안학교와 같은 교육 시설들이 더 많이 생겨서 잘 적응하도록 도왔으면 좋겠다고 하셨습니다.

한국 드라마 가을동화

은경님에게 남한과 북한의 장단점을 여쭈어 보자 한국은 탈북자를 지원해 주는 것과 같은 복지가 잘 되어있고 자유가 있다는 점이 좋지만 경쟁사회로 인한 스트레스가 있다는 것이 단점이라고 했습니다. 이와 함께 북한은 산과 물, 공기가 좋지만, 국민의 자유를 억압하는 체재가 큰 단점인 것 같다고 하셨습니다. 북한에서 한국 드라마를 접할 기회가 종종 있었는데, 드라마를 보며 실제 한국은 어떨지 의문을 가지며 동경의 대상으로 생각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특히 가을동화라는 드라마를 인상 깊게 봤다고 하셨는데, 한국 문화를 북한에서도 접할 수 있다는 사실이 신기했습니다. 그리고 한국 드라마를 접하고 동경의 대상으로 생각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북한의 체제로 인해 힘들게 생활하는 북한 사람들이 안쓰럽게 느껴졌습니다.

북한의 학제는 한국과 많이 다르지 않았는데 초등학교 4년부터 중학교와 고등학교가 합쳐져 있어 중학교 6년이 의무교육이라고 하셨습니다. 중학교를 졸업한 후에는 대학교에 갈 수도 있지만, 보통 경제적 여건이 되지 않아 가지 못하고 돈을 벌기 위해 일을 한다고 합니다.

은경님은 한국에 2008년도에 오게 되셨고, 처음에는 중국에 갔다가 태국을 거쳐 한국으로 오셨다고 하셨습니다. 한국에는 먹고 살기 위해 오셨고, 대부분의 북한이탈주민들이 그렇겠지만 경제적 이유가 가장 크다고 하셨습니다. 또 중학교를 졸업한 후 어머니가 편찮으신데 경제적 여건이 안 되어서 치료를 하기 어렵게 되자 약을 구하기 위해 중국에 갔다가 돌아가지 못하고 한국에 오게 되었다고 합니다. 탈북 할 때 친구들에게 말하지 못하고 오게 되어 친구들과 가족이 가장 그립고, 통일된다면 가장 먼저 고향에 가고 싶다고 하시며 잠깐 생각에 잠기는 듯한 모습을 보여서, 저 또한 남과 북이 분단되어 기지 못하는 현실이 안타깝게 느껴졌습니다.

선교사가 꿈이신 은경님은 종교가 금지되어 있어 종교라는 것 자체가 무엇인지 모르는 북한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싶다고 하셨고, 만일 통일이 된다면 북한에 병원과 교회가 꼭 생겨야 한다고 덧붙이셨습니다. 북한에는 병원이 없어서 지역별로 진료소와 같은 작은 시설밖에 없고, 치료를 받으려면 약을 직접 사서 가져가야 해서 치료를 받기 매우 어렵다고 하셨습니다. , 종교가 금지되어있고 인터넷도 통제되어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에, 교회도 당연히 없어서 교회를 세워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그동안 북한 주민들이 독재체제에 의해 억압받고 경제적 여건으로 하고 싶은 일을 자유롭게 할 수 없다는 것은 알았지만 이런 자세한 이야기를 듣고 북한 주민들의 어려움과 통일의 필요성에 대해 실감하게 되었습니다.

은경님에게 통일에 대한 생각을 여쭈어 보았을 때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하루 빨리해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경제 적인 문제나 문화적 차이와 같은 극복해 나가야 할 어려움이 있겠지만 그런 것들을 감수하더라도 한국과 북한은 모두 한민족이기 때문에 반드시 통일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저도 이러한 질문을 받고 통일에 대해 생각해본 경험이 몇 번 있었습니다. 그러나 통일에는 여러 어려움이 따르기 때문에 선뜻 대답하지 못하였습니다. 은경님의 단호한 대답을 듣자 그동안 큰 어려움을 감수하면서까지 통일을 해야 하는지 고민했던 저 자신이 부끄러워졌습니다.

지금까지 북한에 대해서는 텔레비전에서 보거나 교과서를 통해 가끔 접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북한 이탈 주민분과 인터뷰를 함으로써, 북한에 대해 궁금했던 것을 직접 여쭈어볼 수 있다는 것은 정말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북한 주민들이 독재적인 체제에 자유를 억압당하고 경제적으로도 힘들게 살아간다는 것을, 단지 추상적으로만 알고 있었는데, 직접 북한이탈주민 분에게 자세히 들으니 너무나 새로웠습니다. 아플 때 병원에서 치료받지 못하고 공부를 열심히 해도 원하는 대학에 가지도 못하는 북한 주민들, 이번 인터뷰를 통하여 독재정권하에서 살지 않는 것에 정말 감사함을 느꼈습니다.

복권에 당첨되어 10억이 생긴다면 가장 먼저 집을 한 채 장만하고, 남은 돈은 북한 이탈 청소년들을 위해 기부하고 싶다고 하신 은경님의 소박하고 욕심 없는 대답에 스스로 반성하게 되었고 가진 것에 만족하는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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