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인과의 만남

    등록일 : 2015-11-14 오후 2:19:36  조회수 : 1566
  187 . 탈북자 입국 月100명 아래로
  등록자 : 조선일보        파일 :

北·中, 국경 경비 강화하고 장마당으로 숨통 틔워준 탓
渡江비용 2~3배로 오르고 脫北경로에는 감시카메라
北 경비대도 처벌 두려워 돈을 줘도 움직이지 않아
北경제 일부 호전도 영향

올해 국내에 입국한 탈북자 수가 12년 만에 처음으로 월(月)평균 100명 미만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이 김정은 3대 세습 이후 체제 안정을 위해 내부 통제를 강화한 데다 북한 내부 장마당이 활성화되면서 생존을 위해 목숨을 걸고 국경을 넘는 주민이 줄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11일 통일부에 따르면 올해 10월 말 기준으로 정부의 합동 신문을 거쳐 보호 결정 대상이 된 탈북자(하나원 입소)는 978명이다. 이는 월평균 98명 수준으로 국내에 들어온 탈북자의 규모가 처음으로 월평균 100명을 넘었던 2003년(총 1285명, 월평균 107명) 이후 12년 만에 100명 미만으로 감소한 숫자다. 통일부 관계자는 "현재 합동 신문을 받는 인원까지 고려하면 올 한 해 국내로 들어온 탈북자의 규모는 1200명 미만이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는 지난해 1400여명보다도 200여명 적은 것으로, 탈북자 수가 가장 많았던 2009년(2914명)과 비교하면 절반 이하로 줄었다. 탈북자가 줄어든 가장 큰 이유는 북한과 중국이 갈수록 국경 경비를 강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단둥과 압록강을 사이에 두고 맞닿은 평북 신의주 인근 황금평에서 북한 주민들이 농사일을 하고 있다. 북한과 중국의 국경 통제가 강화되면서 국내에 입국하는 탈북자 수가 월평균 100명 이하로 줄었다.

중국 단둥과 압록강을 사이에 두고 맞닿은 평북 신의주 인근 황금평에서 북한 주민들이 농사일을 하고 있다. 북한과 중국의 국경 통제가 강화되면서 국내에 입국하는 탈북자 수가 월평균 100명 이하로 줄었다. /지해범 기자

탈북자 감소는 북·중 당국의 단속 강화와 함께 북한 내에서 '먹고 살 수 있는 길'이 다양해지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이수석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북한에 시장이 활성화되면서 과거처럼 먹고 살기가 어려워 탈북하는 사람은 줄어든 반면 중국 내 단속은 심해지면서 국내 입국이 더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에 들어와 있는 탈북자는 10월 말 현재 2만8497명이다. 북한 주민의 대량 탈북 사태는 1995~1998년 이른바 '고난의 행군' 시기 이후 본격화됐다. 당시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국제사회에 빗장을 걸고 핵개발에 몰두하면서 식량 사정이 매우 어려워졌고 200만명이 넘는 아사(餓死)자가 발생했다.

먹고살기 위해 북한을 떠난 탈북자는 국내에 통계가 처음 잡힌 1998년(947명) 이후 2001년 1000명을 돌파(1043명) 한 뒤 꾸준히 증가했다. 2006년 2000명을 넘겼고, 2009년에는 2914명으로 3000명에 육박했다. 그러다가 김정일 사망 이후 2012년부터 그 숫자가 절반 가까이로 확 줄었다.

탈북자 감소의 가장 큰 원인은 김정은이 집권 후 압록강·두만강 일대의 국경 경비를 강화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북한은 2011년 12월 김정일 사망 후 인민무력부 소속이던 국경경비대를 국가안전보위부(우리의 국정원) 소속으로 넘기고 통제를 강화했다. 2013년 말까지 함북 회령에서 국경경비대 초소장을 지낸 탈북자 강철훈(가명)씨는 "김정은이 들어선 후 경비대원이 돈을 받고 탈북을 방조한 사실이 드러나면 제대 후에도 처벌을 받게 됐다"며 "그다음부터는 처벌이 두려워 돈을 줘도 움직이지 않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반면 경비대원이 탈북자를 체포할 경우 승진, 입당, 명문대 추천 등 푸짐한 포상을 줬다. 주요 탈북 경로에 감시 카메라가 설치됐고, 강변에 철조망이 세워졌다. 보위부는 주요 탈북자의 경우 중국까지 쫓아가 체포 작전을 감행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브로커 수수료 등 탈북에 드는 비용도 5년 전에 비해 2배 이상 급증했다.

대북 소식통은 "한국 돈 400만~500만원이던 압록강·두만강 도강(渡江) 비용이 최근 평균 1000만원까지 상승했다. 두만강 일부 지역에서는 1500만~1700만원까지 오른 곳도 있다"고 했다. 중국도 최근 북한과의 관계를 개선하면서 탈북자 단속을 크게 강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북 인권 단체 관계자는 "최근 중국 공안이 동북 3성 지역에서 거주증 검열과 (도로와 기차) 검문을 강화하고 있다"며 "한국행에 오른 탈북자 4명이 지난 9월 중국 장쑤성(江蘇省) 쑤저우(蘇州)시에서 체포돼 2개월째 억류 중"이라고 했다.

탈북자 감소가 북한 경제 사정이 일부 호전(好轉)된 것과 관련이 있다는 분석도 있다. 국책 연구소 관계자는 "북한 전역에 장마당이 400여개가 넘는다"며 "주민들이 스스로 돈벌이를 시작하면서 과거처럼 목숨을 걸 필요를 못 느낄 것"이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급증하고 있는 당 간부와 해외 주재관 등 엘리트층의 탈북도 북한 시장 활성화와 관련이 있다고 했다. 조동호 이화여대 교수는 "북한 시장이 커지면서 상류층 간 이권 다툼이 심해지고 부정부패가 늘어나기 시작했다"며 "이권 다툼에서 패하거나 부패 연루 사실이 드러난 간부들이 탈북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병호 국정원장은 지난달 20일 국회 정보위원회 국감에서 "최근 3년간 탈북해 한국에 입국한 북한 해외 주재관이 46명에 이른다"고했다. 북한 간부 중에는 몇 년 간 치밀한 계획을 세워 온 가족을 데리고 탈북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이 중 일부는 우리 돈 수십억원을 들고 탈북해 국내에 입국하자마자 강남에 아파트를 사고 외제 차를 모는 사람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2015.11.14 03:00 김명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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